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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AI 다 주고, 1L 수업에선 금지했다 — 시카고대 로스쿨의 "AI 학습 역설(AI learning paradox)" (ft.노트북까지 아날로그 교실)

올해 6월, 시카고대학교는 대학 전체 차원에서 Anthropic과 제휴해 전 교직원과 학생에게 최신 Claude AI 도구들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약 한 달 뒤, 시카고대 로스쿨은 새 "AI 전략"의 일환으로 정반대처럼 보이는 결정을 내렸다 — 1L(1학년) 핵심 과목 교실에서 AI는 물론 노트북 등 기기 일체를 치운 것이다. 이 결정의 이유를, 시카고대 전체의 "AI와 학사생활" 교수위원회 의장인 윌리엄 허버드 법경제학 교수가 10월 12일 학교 뉴스란 에세이로 직접 설명했다.

허버드 교수의 논리는 이렇다. "AI는 지름길을 가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인데, "학교에서는 산출물(output)이 목표가 아니고, 속도가 품질의 척도도 아니다." 직장에서는 AI로 노력을 줄이는 게 생산성이지만, 교육에서는 거꾸로 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AI를 써야 한다 — 그는 이걸 "AI 학습 역설(AI learning paradox)"이라고 부른다. 특히 로스쿨 1L 수업의 심장인 소크라테스식 문답에 대해서는 "AI가 이를 개선할 수 없고, 학습을 단락(short-circuit)시킬 뿐"이라고 단언한다.

에세이가 근거로 든 연구도 흥미롭다. 2025년 발표된 연구(약 1,000명 대상, 원문이 PNAS 게재본을 링크)에서는 AI를 쓴 학생들이 "AI 없이 공부한 학생들만큼, 혹은 그 이상 배웠다고 믿게 됐지만" 실제로는 제한 없이 AI를 쓴 학생들이 AI 없는 시험에서 유의미하게 낮은 성적을 받았고, 답 대신 힌트만 주는 AI를 쓴 학생들은 비사용자와 비슷했다. 2만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공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AI가 과제 점수는 올렸지만 같은 학생들이 AI 없이 치른 시험 점수는 20% 낮았는데, 시험 성적 하락을 예측한 변수는 AI 접근 여부가 아니었다 — 과제에 들인 시간이 관건이었다. 다만 허버드 교수 스스로 밝히듯 두 연구 모두 대학생이 아닌 중등학생 대상이라는 한계가 있다.

오해하면 안 되는 건, 시카고대 로스쿨이 AI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과정 전체로는 AI를 직접 다루는 실습 수업이 있고, 학생들이 사법접근성(access to justice)을 위한 AI 도구를 설계하기도 한다. 학교의 방침은 "AI와 함께(with AI), AI 없이(without AI), AI에 대해(about AI)" 세 가지를 병행하는 것 — 다만 법률가적 사고의 근력을 만드는 1L 교실만큼은 아날로그로 지키겠다는 얘기다.

한줄 결론

지원 준비 단계부터 AI를 적극 쓰는 요즘 지원자에게 주는 신호가 분명하다 — 미국 로스쿨은 AI 활용력과 별개로 "AI 없이 읽고, 쓰고, 버티는 힘"을 1L에게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LSAT·리딩 훈련 때부터 AI 없이 사고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두는 게 입학 후를 위한 진짜 준비다.

원문: https://www.law.uchicago.edu/news/we-gave-our-students-latest-ai-tools-and-then-banned-ai-and-laptops-our-first-year-class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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