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 졸업생들 사이에서 "클러크십 스태킹"(clerkship stacking)이라는 현상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밴더빌트 로스쿨이 최근 발표한 분석이 이를 다뤘다.
클러크십(clerkship)은 로스쿨 졸업 직후 연방판사 밑에서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는 자리로, 미국에서는 최상위권 커리어 스펙으로 통한다. 원래는 1년짜리 클러크십을 한 번 하는 게 전통적인 경로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방법원 클러크십에 이어 항소법원 클러크십, 심지어 대법원 클러크십까지 연속으로 여러 번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원래는 대법원 클러크십을 노리는 최상위권 후보들에게만 흔했던 패턴이, 이제는 그보다 훨씬 아래 단계에서도 일상화됐다는 게 이번 분석이 다룬 논문 "Stacking the Deck"(트레이시 조지·앨버트 윤·미투 굴라티 공저)의 핵심 주장이다.
이 흐름은 학생들만의 선택이 아니다. 연방판사 약 130명을 인터뷰한 결과, 판사들도 미래 기수 클러크를 미리 뽑아두다 보니 생기는 공백기를 채우려고 "이미 한 번 클러크십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다음 클러크십에 다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확인됐다. 즉 학생과 판사 양쪽의 합리적 선택이 맞물리면서 구조적으로 스태킹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 현상을 "구조적 정보 실패에 대한 합리적 시장 반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선의로 시작된 개혁 노력들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스태킹이 늘어날수록 신규 지원자, 즉 첫 클러크십을 노리는 사람들이 들어갈 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게 핵심 문제라는 것이다.
형평성 문제도 짚었다. 논문은 "명문 로스쿨 브랜드가 정보를 대신하고, 명문 로스쿨 교수 네트워크를 가진 학생일수록 유리해진다"고 지적했다. 스태킹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정보와 네트워크를 이미 갖춘 학생에게 유리한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클러크십은 미국 로펌 취업에서도 강력한 스펙으로 통한다. 이 스태킹 경향이 심해질수록 클러크십 한 번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로스쿨 재학 중 담당 교수와의 관계나 추천서 관리가 갈수록 더 중요해지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한줄 결론
클러크십 자리 하나를 두고도 이제는 "몇 번째 클러크십이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 신규 지원자에게 남는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원문: https://law.vanderbilt.edu/examining-the-rise-of-clerkship-stacking-ge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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