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듯 미국 로스쿨 학비 정가는 상위권 기준 연 8만 달러를 넘어간다. 다만 정가를 그대로 내는 학생은 소수고, 실제로는 대다수가 장학금이나 재정지원을 받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로스쿨 장학금이 어떤 종류로 나뉘는지, international students(국제학생)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금액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협상 전략까지 정리한다.
로스쿨 장학금,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로스쿨 재정지원은 크게 성적 기반의 merit-based(성적 장학금)와 재정 상황 기반의 need-based(니드베이스, 재정지원)로 나뉜다. 학부와 달리 로스쿨 같은 전문대학원은 merit-based가 압도적으로 많고, need-based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점부터 알아둬야 한다.
International students(국제학생)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 지점이다. Merit-based 장학금은 시민권·영주권과 무관하게 국제학생도 동일하게 지원 대상이 된다. 반면 need-based는 학교마다 정책이 완전히 갈린다. 예를 들어 Harvard 로스쿨은 국제학생도 미국 학생과 동일한 산식으로 니드베이스 지원을 평가하지만, 아예 로스쿨 자체에 need-based 제도가 없는 학교도 있다(예: Washington and Lee 로스쿨). 즉 "국제학생도 니드베이스 받을 수 있는지"는 반드시 개별 학교 재정지원팀에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Merit 장학금은 결국 '숫자 싸움'이다
Merit 장학금 액수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LSAT 점수와 학부 GPA, 그중에서도 그 학교의 중앙값(median) 대비 본인 점수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다. 학교 입장에서는 자기 학교의 LSAT·GPA 중앙값을 끌어올려주는 지원자(이른바 "스플리터(splitter)")에게 상대적으로 장학금을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 즉 본인 점수가 지원 학교 중앙값보다 확실히 높을수록 장학금 협상력도 커진다.
이건 앞의 포스팅들에서 다룬 JD 지원 요건, 그리고 LSAT 시험 자체와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 결국 LSAT 점수가 합격 여부뿐 아니라 학비 부담까지 비중 있게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장학금도 협상이 가능하다
한국 정서상 낯설 수 있지만, 미국 로스쿨에서 장학금 협상(scholarship negotiation)은 지극히 일반적인 관행이다.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혹은 이직하면서 옮기려고 하는 회사와의 연봉 협상을 떠올려 보라. 회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에 그대로 맞추어 고용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특히 이직이라면 더더욱 현재 조건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연봉이나 기타 금전적 혜택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는가. 장학금 협상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 특히 이미 받은 장학금 제안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학교로부터 더 높은 오퍼를 받았다면, 그 오퍼를 근거로 재정지원팀에 정중하게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요청한다고 해서 기존 합격이나 장학금 제안이 취소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없다. 단, 요청은 재고 가능성을 의미할 뿐 어떠한 보장도 없다. 협상이 그렇지 않은가. 협상이 잘 될 수도 있고 결렬될 수도 있지만, 미리 지레 겁먹고 협상을 시도조차 하지 않을 필요도 없고 한편 당연한 요구라는 듯이 떼쓰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실전 팁을 정리하면 이렇다.
로스쿨은 professional school이고, professional (lawyer)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기관 중 하나다. 따라서 로스쿨 측과 장학금을 협상할 때는 prospective lawyer다운 professional attitude가 필수다.
경쟁 오퍼(더 높은 장학금을 제시한 다른 학교의 공식 오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이메일은 정중하고 간결하게, 왜 이 학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지와 함께 재정적 격차를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학교의 장학금 예산은 한정적이라, 입학 확정 마감일에 가까워질수록 협상 여지가 줄어든다는 의견이 많다 — 확정 시점보다는 여유 있을 때 요청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조언이다. 이는 곧 상대적으로 이른 합격이(그만큼 학교에서 제시할 예산 상황도 여유롭기도 해서) 더 협상 여지가 높다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조건부(Conditional) 장학금은 반드시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일부 merit 장학금은 "2학년부터도 상위 몇 % 학점을 유지해야 계속 지급"하는 조건부(conditional) 형태로 나온다. 문제는 많은 경우 미국 로스쿨 1학년(1L)은 대부분 강제 학점 커브(mandatory curve)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커브제 특성상 전체 학생 중 일정 비율은 구조적으로 하위권에 속할 수밖에 없어서, 조건을 못 채워 장학금이 줄거나 끊기는 학생이 매년 나온다.
이 리스크를 확인하는 방법은 있다. ABA는 각 로스쿨에 조건부 장학금의 실제 유지율(retention rate) 공시를 요구한다. 장학금 제안을 받으면 액수만 볼 게 아니라, 그 학교의 ABA 509 공시자료에서 "조건부 장학금을 끝까지 유지한 학생 비율"을 함께 확인하는 걸 권한다.
마무리
로스쿨 장학금은 merit 중심이고, 결국 LSAT·GPA가 학교 중앙값 대비 어디에 있느냐가 액수를 좌우한다. 특히 지금까지 경험상(본인도 그렇고 주변에서 장학금을 받은 지인들이나 수강생분들을 봐도) LSAT 점수가 merit 장학금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듯하다. 국제학생도 merit 장학금은 동일하게 지원 가능하지만 need-based는 학교마다 정책이 갈리니 직접 확인이 필수다. 이미 받은 오퍼가 있다면 협상도 정상적인 절차이고, 다만 조건부 장학금이라면 유지 조건과 실제 유지율까지 챙겨봐야 나중에 놀라지 않는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지금까지 다룬 순위·시험·JD vs LLM·학비·장학금을 한데 모아 실제 유학 준비 체크리스트로 정리한다.